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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여신상에 새겨진 그 '시' 🗽

Sep 20, 2025 지혜 & Ian

‘미국’ 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뭐가 떠오르나요?

미국하면 누가 뭐라해도 바로… 자유의 여신상!! 아닐까요?ㅎㅎ 🗽

눈만 뜨고 일어나면 새로운 미국 비자/ 이민 관련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혼란스러운 요즘..

아메리칸 드림, 기회의 땅! (이었던?) 미국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해요.

 

프랑스가 1876년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맞아 미국에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은 (파리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브 에펠이 자유의 여신상 내부구조를 만들었답니다!)

지금은 자유와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았죠.

한 손에는 횃불을, 다른 한 손에는 독립선언서를 안고 당당히 서있는 멋진 그 자태!!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면 비로소 미국에 도착한 걸 느끼게 됩니다ㅎㅎ

그런데 자유의 여신상이 서있는 기단부에 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새로운 거상(The New Colossus)>이라는 제목의 이 시는, 1883년에 엠마 라자러스(Emma Lazarus)가 자유의 여신상 기단부 제작 기금 모금을 위해 썼다고 해요.

유대인이었던 작가는, 반유대주의를 피해 유럽에서 쫓겨나 미국으로 넘어오는 수많은 유대인 이민자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마음을 이 시에 담았다고 해요.

시는 한 언어와 그 언어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가장 멋진 수단이라는 걸 잘 보여주고 있답니다.

자 그럼, 시부터 먼저 읽고 시작할게요! 꼭 소리내어 함께 읽어보세요 :)

시 낭송 듣기 🎧

The New Colossus by Emma Lazarus

Not like the brazen giant of Greek fame,

With conquering limbs astride from land to land;

Here at our sea-washed, sunset gates shall stand

A mighty woman with a torch, whose flame

Is the imprisoned lightning, and her name

Mother of Exiles. From her beacon-hand

Glows world-wide welcome; her mild eyes command

The air-bridged harbor that twin cities frame.

"Keep, ancient lands, your storied pomp!" cries she

With silent lips. "Give me your tired, your poor,

Your huddled masses yearning to breathe free,

The wretched refuse of your teeming shore.

Send these, the homeless, tempest-tost to me,

I lift my lamp beside the golden door!”

 

자유의 여신상 기단부에 새겨져 있는 오늘의 시

먼저,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로도스의 거상'(The Colossus of Rhodes)을 알아야 해요.

강력한 군사적 힘, 정복, 그리고 남성적 권위의 상징이었던 로도스의 거상(옛 거상)을, 이민자들을 환영하고 보호하는 안식처가 되어주는 따뜻한 모성애의 자유의 여신상(새로운 거상 - The New Colossus (시의 제목!!))과 비교하며 강력한 대비 효과를 보여주고 있어요.

 

로도스의 거상 (The Colossus of Rhodes)

로도스의 두 섬에 각각 한 발씩 두다리를 쫙 벌리고 대담하고 용맹하게 서 있었던 고대 그리스 로도스의 거상을 떠올리며 시의 첫 부분을 읽어볼게요.

Not like the brazen giant of Greek fame,

With conquering limbs astride from land to land;

(땅에서 땅으로 사지 펼쳐 군림하는

저 그리스의 청동 거인과는 달리)

  • Brazen giant (청동 거인/ 뻔뻔하고 대담한 거인): 여기서 'brazen'은 '청동'이라는 뜻 외에도 '뻔뻔하고 대담한'이라는 뜻도 있어요. 부드럽고 포용적인 자유의 여신상의 이미지와 강력한 대조효과를 노리고 있답니다.
  • Conquering limbs (정복자의 다리): 크고, 대담하며, 거침없는 이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줘요.
  • Astride (두 다리를 벌리고): 한 다리를 양쪽에 걸치거나, 무언가를 가로지르는 자세를 말해요.

계속 읽어볼까요?

Here at our sea-washed, sunset gates shall stand

A mighty woman with a torch, whose flame

Is the imprisoned lightning, and her name

Mother of Exiles.

(여기, 우리의 파도 씻긴 일몰의 관문에는

횃불을 든 강대한 여인이 서리니,

그 불꽃은 번개를 가둔 것이요, 그 이름은

유랑민들의 어머니라.)

  • Sea-washed (파도에 씻긴): 어떤 장소나 사물이 "washed" 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무언가에 의해 완전히 씻기거나 바래버렸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예를 들어 "rain-washed"는 비에 의해 싹 씻겨버린, "sun-washed"는 햇빛에 하얗게 바래버린 것을 의미하죠. 여기서 "sea-washed"는 바다의 파도에 끊임없이 부딪혀왔다는 걸 의미해요.
  • Sunset gates (저녁노을의 문): 이민자들이 배를 타고 들어오던 허드슨강과 이스트강 입구를 가리켜요.
  • Imprisoned lightning (갇혀있는 번개): 시가 쓰일 당시, 전기는 엄청나게 새로운 기술이었답니다! "imprisoned(갇힌)" 번개라고 표현할 만 하죠?
  • Mother of Exiles (추방자들의 어머니): 'Exile'은 망명자, 추방자 등등.. 고국에서 쫓겨난 사람들을 의미해요. '추방자들의 어머니'는 자유의 여신상이 고국에서 버림받은 모든자들의 어머니라는 것을 뜻해요. 미국이 모든 이민자들을 환영하고 포용하는 장소라는 생생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시의 핵심적인 구절이에요.

From her beacon-hand

Glows world-wide welcome; her mild eyes command

The air-bridged harbor that twin cities frame.

(횃불 든 손은 온 세계를 환영의 빛으로 밝히고

온화한 눈길은 쌍둥이 도시를 잇는

구름다리 걸친 항구를 향해 명한다.)

  • Beacon-hand (횃불 든 손): 횃불(beacon)을 들고 있는 손을 가리키는 표현이에요. 이렇듯, 어떤 행동이나 사물을 합쳐서 더 생생하고 함축적인 표현을 나타낼 수 있어요. "Writing-hand"(글씨 쓰는 손), "thinking-cap"(생각하는 모자), "reading-glasses"(책읽기용 안경) 처럼요.
  • Glows (빛나다): 여기서는 말 그대로 횃불에서 나오는 빛처럼 '빛난다'는 의미와 비유적으로 환영의 뜻을 '발산한다'는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glowing" 하다고 말하면, 진짜 빛난다는 뜻 말고도, 그 사람이 가진 긍정적인 기운이나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요.
  • Air-bridged harbor that twin cities frame (두 도시가 액자처럼 둘러싼, 다리가 놓인 항구): 이 구절에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어요!
    • The air-bridge (공중에 놓인 다리)는 당시에는 엄청난 기술의 새로운 건축물이었던 브루클린 브리지를 의미해요.
    • Twin cities (쌍둥이 도시)는 당시에는 별개의 도시였던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가리켜요. 이 두 도시는 나중에 뉴욕시로 통합되었죠.
    • Frame (액자)는 여기에서 액자처럼 아름답게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의미해요. 한쪽에는 맨해튼, 다른 쪽에는 브루클린이 있고, 그 중앙에 항구가 있는 모습이죠. 그래서 맨해튼과 브루클린이 항구의 액자 역할을 하는 셈이에요.

"Keep, ancient lands, your storied pomp!" cries she

With silent lips.

("오랜 대지여, 너의 유서 깊은 장려함을 간직하라!"

또 고요한 입술로 소리친다)

이 구절은 문장 구조를 먼저 살펴볼게요. 쉼표 사이에 있는 "ancient lands(오랜 땅들)" 부분을 빼고 먼저 읽어보세요.

“Keep your storied pomp!” (너의 전설적인 위풍을 거두어라!)

  • Storied (전설적인, 유서 깊은): 오래전에 쓰여 역사와 전설의 일부가 된 이야기들을 의미해요.
  • Pomp (화려한 의식, 위풍): 화려하고 인상적인 의식이나 과시를 뜻해요.

즉, "Keep your storied pomp"는 오래된 이야기나 의식들은 당신들이나 가지라는 뜻이에요. '추방자들의 어머니'는 그런 것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한 태도죠.

그렇다면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요? 바로 여기에서 "ancient lands"가 등장해요. 이 "오랜 땅들"은 바로 이민자들이 떠나온 유럽과 같은 곳을 의미해요.

정리하자면, "오랜 유럽이여, 너희의 낡은 이야기와 의식들은 너네나 가져라" (우린 그런 구닥다리같은 허례허식에는 관심없어, 흥!) 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 Cries she with silent lips (침묵의 입술로 그녀가 외치네): 동상이기 때문에 입술은 침묵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외치고 있다는 흥미로운 대조법이 사용되었어요.

이 시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가장 유명한 구절입니다!!

"Give me your tired, your poor,

Your huddled masses yearning to breathe free,

("너의 지치고 가난한,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을 내게 보내라)

자유의 여신상은 유럽을 향해 당신들의 땅에 있는 지치고 가난한 사람들을 미국으로 보내라고 말하고 있어요.

  • Huddled masses (옹기종기 모인 군중): "huddle"은 보통 좁은 공간에서 어깨를 맞대고 서로 바싹 붙어 있는 모습을 뜻해요. 여기서 "masses"는 많은 사람들을 의미하고요.
  • Yearning (열망하는): 무언가에 대한 강렬한 갈망이나 욕구를 의미해요. 작가는 "wanting to breathe free (자유롭게 숨 쉬길 원하는)"이라고 쓸 수도 있었겠지만, 그랬다면 이 사람들이 느꼈을 절박함과 갈망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을 거예요. "Yearning"이라는 단어는 '뼛속까지' 사무치는 깊은 갈망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답니다.

The wretched refuse of your teeming shore.

Send these, the homeless, tempest-tost to me,

I lift my lamp beside the golden door!”

(너의 풍요의 기슭에서 버림받은 가련한 이들을 내게 보내라.

세파에 시달려 갈 곳 없는 이들 내게 오거든

나 황금의 문 곁에서 높이 등불을 들리니!")

시의 마지막 부분까지 미국이 모두를 위한 곳,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거부한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어요.

  • Wretched refuse (비참하게 버려진 자들): "Wretched"는 비참하거나 불행하다는 뜻이고, "refuse"는 쓰레기를 의미해요. 작가는 이런 거친 표현을 통해 구세계(유럽)가 사회의 가장 낮은 계층에 속한, 원치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불렀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 Teeming shore (사람들로 들끓는 해변): "Teeming"은 해안가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붐비는 모습을 의미해요.
  • Tempest-tost (풍파에 시달린): "Tempest"는 매우 격렬한 폭풍을 뜻하는 옛날 단어이고, "tost"는 "tossed(내던져진)"의 옛 형태예요. 그래서 이 표현은 인생이라는 폭풍에 심하게 시달리고 내던져진 사람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죠.

시의 마지막 행은 '추방자들의 어머니'인 자유의 여신상이 기회의 황금 문, 즉 허드슨강과 이스트강 사이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들을 위한 안전한 피난처로서 횃불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 너무 길었죠!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수고 많았어요!! 🙌

시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높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오늘의 시를 통해서 새로운 영어의 세계로 한 발짝 더 다가갔기를 바래요.

그리고 이 시가 가진 멋진 운율과 음악성을 느끼기 위해서, 다시 한번 소리 내서 읽어보는 걸 꼭 추천드려요 :)

마지막으로, 요즘같이 혼란스러운 시대에도 모두를 위한 희망과 기회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여전히, 같은 자리에 굳건하게 서 있다는 걸 기억하면 조금이나마 힘이 될 것 같아요.

미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오늘도 열심히 살아나가고 있는 모든 친구들, 데일리 토끼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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